아니야 난 괜찮아

여초에서 자주 욕처먹는 글이 있다. 보통 어떤 내용이냐면
뭔가에 대해 고통에 가까운 불만을 토로함. ex) 직장이 맘에 안든다. 가족이 자꾸 상처주는 말을 한다. 남자친구랑 미래가 없어보인다. 등
그러나 그 문제가 뭔가 행동을 시작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에 대해 이상한 부연설명을 함. ex) 하지만 좋은 직장이다. 하지만 난 사랑받고 자랐다. 하지만 그는 자지가 크다
그러면 보통 댓글란에서 사람들이 개빡쳐하면서 댓글이 난리가 난다.
이때 종종 화내는 사람들도 ㅈㄴ 기집애같은 말을 하는데 자기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는 거냐며ㅋㅋㅋㅋㅋㅋㅋ 화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이런글보면 좀 으으 하고 싫어지긴 하는데 그건 오글거려서 그렇다. 왜냐면 글쓴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남
대부분 한 8할 정도는 "사랑받고 싶다"임.
직장에서 문제있다고 얘기하는 글들도 보면 직장동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누구누구한테 잘보여야 승진이 잘되는데 난 이사람이랑 사이가 안좋다!! 근데 난 일을 열심히하고 잘하는데 왜그런지 모르겠다!!) 가 코어인 경우가 대부분임
진짜로 커리어상 아주 치밀한 저울질이 필요하다든가 해서 고민하느라 애쓰는 그런 경우엔 절대 저런식으로 글 안 씀.
문제안에 답이 있음. 저사람이 지금 왜 저런 괴상한 짓을 하고 있겠음?
사랑받고 싶어서 그런거임...
사랑받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니까 ㅈㄴ 속상한데
자기가 사랑을 못받고 있다는걸 남들이 알면 그사람들도 자기를 안사랑할까봐 겁나서 빠득빠득 우겨야 되는거임
이 사람들은 살아있을 자격이 있으려면 모~~~~두가 자기를 사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임
그러니까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속상해"라는 감정을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격하게 훨씬 자주 느끼는거임
근데 그걸 누구한테 토로할수도 없음!! 왜냐면 그게 들키면 사랑을 못받을테니까!!
이런 구조의 생각이 몇번만 빙빙 돌면 사람이 헤까닥 미침
근데 존나 웃긴건 그 댓글란의 빡쳐하는 사람들도 어떤 면에서 똑같음
자기를 감정쓰레기통으로 쓰지 말라=나는 일면식도없는 인터넷에서만난 너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솔루션을 제공하려고하고 너에게 공감하면서 내 감정을 썼는데 너는 왜 나한테 거짓말을 하고 자꾸 긴가민가 쓸데없이 말을 덧붙여서 문제해결을 할수가 없게 만드느냐!!!!!!
솔직히 저런사람 인터넷에 한둘 있는것도 아니고 현실에도 드글드글 하잖음
사회생활 한두해만 해보면 그냥 딱 감 잡힐만한 흔한 유형임
글 보자마자 응 노답 이러고 나갈수도 있는데 굳이 화를 내고 있다는거는 이쪽에서도 쓸데없는 관심을 쓰고 있는 것이고 다시말해 이쪽도 사랑을 아무하고나 주고받고 있다는 거임
글쓴이가 원하는 사랑 댓글란이 주고 있음ㅋㅋㅋㅋ
병적으로 거짓말 많이 하는 사람들 보면 저런 "아니야 난 괜찮아" 때문에 하는 거짓말이 진짜 많음
이 사람들은 숨기고 싶어하는게 너무 너무 많음
멀쩡한 사람이 보면 그걸 왜 숨기지?? 싶은데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들키면 혀깨물고 디져버리고싶은 그런 일들인거임
근데 그게 너무 말도안되게 별거아닌 일이라서 주변사람들이 보면 쟤는 또라이구나 싶은거
심리학에 "거절민감성"이라는 개념이 있음. 어려운건 아니고 평소에 어 저사람 날 싫어하나? 라는 생각을 남들보다 더 많이하는 그런 경향
예를들어 친구가 갑자기 아파서 약속을 취소했을때 아프구나~하고 넘어가질 못하고 사실 나랑 멀어지고싶은데 그걸 말로 직접하긴 싫어서 핑계대고 슬슬 안만나주는거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그런거임
내 생각에 저런 글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이런식으로 뭔가 자기의 코어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음.
아무도 날 안 좋아하는 거 같아 남들이 싫어할만한건 다 숨겨야 해... 라고 생각하는게 어느 순간 드러남
근데 보통 저런 글 쓰면 댓글란에서 뚜까처맞기 마련이고
열린 공간에서 처맞고 있으면 그 사람이 상처받을 만한 말들을 구태여 애써서 뱉고 가는 인간들이 꼬이기 마련이란 말임
그런거 보면 가끔 걱정됨. 보통 멘탈인 사람만 되어도 이씨발럼이!! 하고 넘길테지만 저런 글 쓰는 사람이면 아마 엄청 힘들어할텐데
심지어 글쓴이가 스스로 댓글 보면서 멘탈이 실시간 터져가는 광경을 중계하는 일도 왕왕 있음............. 그건 진짜 좀 멍청해보임.....
이런건 보통 "아무한테서나 다 사랑받고 싶다"라는 욕심에서 시작되는 것 같음
내가 좋아하는 인간 몇명 나한테 중요한 인간 몇명 그리고 나 자신 한테만 지지를 받을 수 있으면 사람은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는데
뭐가 문제인지는 제각각 다르겠으나 아~~~무한테서!! 누구한테서든!! 썸바디 애니바디 사랑을 받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있는거임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보통 이상한 짓을 함. 그 사람들이 원하는 사랑을 받는 건 불가능한데 그걸 성취하려고 하니까
저런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간단함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됨
내 인생에 사랑이 충분하지가 않다. 그것때문에 불안하고 힘들다. 그걸 인정하면 끝나는 얘기임
지금까지 쓴 얘기 내가 어케 알겠음 겪어봤으니까 알지
한번 저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많은 것들이 아다리가 딱딱 맞아떨어진단 말임.
아 내가 아무도 날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힘들었구나. -> 그래서 딱히 나를 사랑해줄 이유가 없는 사람들(친구들, 만난지 얼마안된 남자들, 직장동료들, etc)이 나한테 조금만 불친절해도 그렇게 미친듯이 속상해졌던 거구나 상처가 눌리기 때문에 -> 그건 그사람들 잘못이 아니지;;;;
이런식으로 생각이 쭉쭉 발전함. 단기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한번 물꼬를 트면 그 다음부터는 물흐르듯 흐르기 마련인 생각들임
근데 저 사람들이 그걸 못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보면 여기서부터는 내 뇌피셜인데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못 받은 이유가 자기한테 있다고 생각함.
그래서 자기가 더 나아지고 그게 뭔지 도무지 알 수는 없지만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더 노력해서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어떤 '등급'이 되면 지금처럼 괴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거임
"내가 지금은 힘들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힘들지 않게 될 거야. 그러니까 힘들다고 하면 안 돼.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들이 안 끼워줄테니까"라고 생각하면서
아주 부지런하게 아무 효용도 없는노력을 이어감. 사랑을 얻기 위해서
하지만 보통 저런 사람들이 원하는 사랑을 못받은건 딱히 그 사람들이 무슨 하자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란말임. 걍 운이 나쁜거지
가족들이랑 지지고볶고 부부싸움 졸리 자주하고 친구들이랑도 만날 개싸우고 그래도 사이가 끈끈하고 찾아가서 울곳이 있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중에 하자 없는 사람이 어디있음? 하자는 다 있음
인간들 다 단점 있고 다 이상함
개중에 어떤 사람들은 그냥 운이 안 좋아서 어떤 순간에 아주 고통스럽게 누군가한테 버려지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 거임.
근데 그게 내 탓이 아니고 내가 뭘 노력해서 바꿀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냥 운이 나쁜거였다 라는 거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뭔가가;;; 시작되는 거지 무시무시한 뭔가가
ex) 인터넷에 글쓰면서도 남들 반응을 미리 예측하고 통제하고 싶어하는 극성 컨트롤프릭력
뭔가를 극복하려면 그걸 뚫고 나오는 수밖에는 없음 The only way out is Through
고통이 오면 고통을 받아야 됨. 그게 인생임
그걸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서였든 너무 겁이 나고 마음이 나약해서였든 이유가 뭐든간에 저걸 인정하지 못하면 인생이 대단히 피곤해짐
그리고 더 무서운 건 뭐냐면 앙심을 품게 됨
그게 자기 자신을 향할 수도 있고 만나본적도 없는 사람을 향할 수도 있는데 중요한 건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거임
그리고 그게 보통 어디로 향하냐면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향하게 됨;; 젊은여자 괴롭히는 정신나간 중년여성들이 하늘에서 뚝뚝 떨어지는게 아니라고
그럼 점점 더 외로워진다. 더 고립되고... 자기 자신하고도 점점 더 멀어짐
여기까지 생각하면 그런 사람들 좀 측은함. 자기가 정말 원하는 거의 정반대로 가고 있잖아
현실에서 만나면 죽여버리고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