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과 우정

2023. 7. 13. 01:04일기


내가 혼자 산단말임.
근데 진심 체력이 병신이라서 누군가 문을 딴다든지 창문으로 기어들어온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쳐들어오면 아마 존나 3초만에 제압당할거임
그래서 뭐가 될진 모르지만 호신용품을 조금이라도 구비하고 방범창 같은 걸 달아야 하지 않나... 요 최근에 생각을 하고 있었음

근데 호신용품을 여러모로 찾아보긴 했는데 솔직히 다 좀 복잡하고 비싸기도 하고
그냥 칼이 제일 낫지 않나?
누가 쳐들어왔을때 빠르게 잡고 내가 빠르거나 힘이 세진 않지만 나한텐 칼이 있고 필요하다면 이걸 사용할 것이다. 라고 똑바로 밝히기만 해도 에지간한 강도는 여기를 포기할 것 같은데 (내가 부자도 아니고)
라고 생각하고 그냥 방 안에서 딱 움직이면 잡힐 거리에 칼을 하나 두기로 했음. 침대 근처로
근데 보니까 잠자리 근처에 칼을 둔다;; 라는 생각 자체가 좀 너무 불안증 환자 같은거임
그래서 친구들한테 얘기를 함

걔네가 하는 말은 뭐 실제로 니가 혼자살고 신체능력이 좀 딸리는것은 사실이니 무기를 가지고 있는것이 나쁘진 않겠지...
하지만 제발 조심해라... 며칠있다가 "아 침실에 두던 호신용 칼 칼집이 벗겨진지 모르고 잠결에 그걸 잡는 바람에 내가 손가락이 다 잘렸지 뭐야" 이런 소리 할까봐 두렵다 니가 강도를 만나는 것보다 그쪽이 더 현실성 있다 라는 거였고
나는 저말을 듣자마자 개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 저쪽이 현실성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 대화를 나누고 나니까 호신용품을 사려는 계획은 여전하지만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막 공포에 떨지 않게되었음

그런데 대화가 끝나고 나니
만약에 내가 친구가 정말 한명도 없어서 공포에 떨면서 칼을 사러 갔다면
지금 사려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칼을 사서 더 침대 가까이에 두고... 더 불안해하는 사람이 되고 문제가 점점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은 거임
그리고 어쩌면 불안장애가 심해서 엄청난 고통을 받거나 누군가 자기를 해치려 한다는 망상때문에 길거리에서 칼부림하는 그런 사람들 중 일부는 이렇게 불안이 "컷되는" 그런 상황을 상태가 심각해질때까지 못 만나본 걸지도... 라는 생각도 듬

위협은 그게 실재하든 실재하지 않든간에 사람을 좀 덜 이성적으로 만듬
이런 상황의 가장 좋은 타개책은 믿을 수 있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지
정신병이 유전적 요소도 크고 하긴 하지만 특수한 사람들만 걸리는 게 아님 '정신병적 사고'는 누구나 함
근데 그걸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나누면서 잘 달래고 통제할 수 있는가 아닌가...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친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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